재미있는 자동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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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칙령 '기생은 자동차 못 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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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873회 작성일 14-03-11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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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SnSe2.gif  "기생은 자동차 못 타느니라"

 1920년초까지 우리나라에 상륙한 자동차는 애초의 쓰임새와는 달리 세도가나 기생들의 행락도구로 이용됐던 것이 전부였다.

 당시 도로사정은 서울 장안이나 평양, 부산 같은 성내에는 그런대로 넓은 길이 있었지만 변두리나 지방은 소달구지 한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정도로 미개발 상태였다. 어쩌다 돈 많은 손님의 청으로 지방에만 내려갔다하면 쩔쩔매던 시절이었다. 때문에 사람이나 짐을 전국을 누비며 실어 날라줄 편리한 교통수단으로써 자동차의 가치를 충분히 발휘하기에는 까마득한 실정일 수밖에 없었다.

돈푼께나 있는 상류층의 사람들이나 기생오라비 같은 한량들 또는 이들에게 웃음과 미모를 팔며 살아가는 기생들의 유흥을 위해 애용됐던 것이 이 시절의 자동차 신세였다. 그것도 가뭄에 콩 나듯 자동차가 귀하던 때라 차 한번 타 보자면 쌀 몇 말씩이나 내다 팔아야 했으니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하물며 괄시 받는 기생들까지 기고만장하여 남정네들과 히히덕거리며 자동차를 제 신발처럼 타고 다니니 그 모양새가 오죽했으랴. 이 때문에 자동차는 동경의 대상을 넘어 질시의 대상으로 변해갔다. 그래서 기생이 탄 자동차가 지나가면 야유가 남발하고 돌팔매질이 예사였다. 한술 더 떠서 동대문 밖 청량리 풍경,길가운데 작은 구덩이를 판 다음 오물을 잔뜩 채워 넣고 버들가지로 살짝 덮은 위를 멋모르고 지나가다가 덜컹 스프링이나 차축이 부러지는 것을 멀리 나무 뒤에 숨어서 보다가 고소하다며 손뼉 치던 떠꺼머리들 때문에 죄 없는 자동차들이 수난을 당하던 시절이었다.

 이렇게 서민들로부터 미움을 샀던 것과는 달리 자동차는 기생들 때문에 재미를 톡톡히 보았다. 한번 모셨다 하면 요새 말로 팁이 운전사들의 호주머니를 두둑이 채웠으니 돈이 최고지, 서민들의 질시가 문제될 리 없었다.

 일명 "기생 자동차"에 대한 서민들의 원성이 높아지자 조정에서도 가만히 방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웃지 못할 넌센스가 벌어졌는데 기생들에게 다름 아닌 "자동차 금승령"이 내린 것이다. "30일부터 시내 다섯 권번에 속하는 기생 중에 만일 한 사람이라도 자동차에 오르면 엄벌한다는 당국의 훈령이 있으니 각 권번의 취체(지배인)들은 그 뜻을 일일이 각 기생들에게 전달해야 하느니라

 이 괴상한 법은 1920년 가을, 서울 장안에 있던 다섯 개의 기생조합인 기성, 한남, 한성권번 등에 내려진 훈령이었다. 이 금승령이 선포되자 기생은 사람이 아니냐고 반발이 대단했다. 더구나 이 칙령 때문에 손해 보는 쪽은 두말할 것도 없이 자동차 운전수였다. 요리집 기생들을 태워 신나게 오르던 수입이 하루 아침에 곤두박질치게 됐으니 보통 고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이 칙령은 기생들과 운전수들의 거센 반발 때문에 조금씩 완화되어져 급기야는 "허가를 받아야만 탈 수 있다"로 변했다가 일년도 못가서 슬며시 없어져 버리고 말았다. 그후 양반, 상인할 것 없이 돈만 내면 자동차를 마음대로 탈 수 있는 자유로운 시대로 변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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